[앵커]
물가 탓에 허리가 휘는 건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.
경제 대국인 영국은 100년 만에 닥친 경기 침체에 허덕이고 있습니다.
영화 '노팅힐'의 배경이 된 유명 상점가도 한 곳 건너 한 곳 꼴로 가게가 비었습니다.
세계를가다, 조은아 특파원입니다.
[기자]
[현장음]
"오 맙소사. 정말 죄송합니다." "이 손 치워요."
붐비는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할리우스 스타와 동화같은 사랑에 빠지는 서점 운영자.
영화 속 주인공이 그녀를 잊지 못하고 하염없이 거닐던 노팅힐의 골목에는 과일 가게, 옷 가게를 찾는 행인들로 붐빕니다.
영화의 배경이 된 노팅힐 골목을 찾았지만 활기가 사라졌습니다.
관광객이 몰리는 이곳 런던의 노팅힐도 문을 닫는 상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.
영화 속 주인공이 일을 했던 서점 옆에 있는 이곳 상점도 문을 닫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.
주요 7개국 가운데 최악의 경기침체가 들이닥친 영국에선 자영업이 큰 타격을 받아 1년 새 폐업한 상점수가 50% 급증했습니다.
[제러미 리프/ 공인중개사]
“수요가 유지되지 않는 다른 지역들은 더 어렵습니다. 통계로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.”
번화가였던 옥스퍼드거리에서도 블록마다 비어있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.
두자릿수까지 치솟은 물가와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 자영업자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
[마르코 빅토렐로 / 미용실 사장]
“에너지 요금이 작년에 연 2500파운드였는데 올해 7500파운드로 올랐어요.
존슨 전 총리의 불명예 퇴진 뒤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트러스 전 총리도 혼란만 키우고 사임했고 이후 취임한 '경제통' 수낵 총리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.
[앨런 소디/중소기업연합회(FSB) 미디어 책임자]
“전 총리가 제안했던 여러 정책들이 후임 총리가 들어서면서 취소됐습니다.”
영국 중앙은행은 경제 대공황 이후 100년 만에 최장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.
런던에서 채널A뉴스 조은아입니다.
조은아 파리 특파원
영상취재 : 이수연(VJ)
영상편집 : 최동훈